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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 Teacher Stuff/Thoughts

'수업 방해 학생'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만 해도 교사들 너무 답답하고 그들도 한국 교육의 한계의 일부라고 생각했었다. 나중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교사 자치권, 비상식적으로 많은 행정 업무 등에 대해 알게 되면서 이들이라도 별 수 있겠나, 이런 악조건만 아니었다면 아이들한테 한없이 잘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이 바뀌었었다. 나는 요즘 트위터에서 교사 계정을 몇 팔로우하고 있다. 그러면 그들을 통해서 다른 교사들의 글도 넘어와서 보게 된다. 처음에는 요즘 실제 초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교사의 입장에서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그런데 요 며칠 거슬리는 내용들이 너무 많이 보인다. 그냥 보면 사소한 의견 차이 같은데 생각할수록 나랑 다른 그 사람의 가치관 같은게 보여서 그렇다 (내가 원래 한국 학교와 교사들에 너무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쉽게 비판적이 되는 것도 없지 않아 있다. 물론 SNS에 정말 본받고 싶은 선생님도 계신다.)

어제 생각하게 만들었던 트윗이 있었는데, 트윗의 컨텍스트는 모르지만 대충 미국 교육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분이 하신 트윗은 '미국 교육에서 '수업 방해 학생'을 교장실로 보내기, 디텐션(detention) 제도와 그에 따른 장소와 인력, 학교 경찰 제도를 도입한다면 '상습 탈주 학생' 통제에 사용되는 에너지가 감소해 학습이 질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학교 배경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교장실로 불려 가는 학생, 방과 후 남아서 디텐션 교실에 가는 학생 이야기를 여러 번 보면서 한 번도 의문을 한 적이 없는데 이 트윗을 보고 갑자기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급하게 트윗을 휘갈겨 썼었는데 트위터 내에서는 자칫 싸움이 날 수 있고 나도 기록을 해두고 싶어서 여기 좀 더 정리해서 옮겨 적기로 했다.

나는 수업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수업 방해 학생'이라고 낙인찍는 것부터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사회학 중 상호작용론 (interactionism)에 낙인 이론 (labelling theory)이 있다. 이름부터 예측 가능하겠지만 간단하게 이름 따라간다는 것이다. A를 '문제아'라고 낙인찍음으로써 A가 어떤 행동을 하든 이 아이가 문제아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배제하기 어려워져 A를 계속 문제아처럼 취급한다. 그런 A 본인 또한 그런 취급을 당하며 자신이 문제아라고 생각하고 점점 더 그에 걸맞게 행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누가 '문제아'인가? 여기서 한국의 특수교육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팀플로 핀란드와 한국 특수교육의 차이에 대한 발표를 준비하면서 조사를 간단하게 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의사로부터 지적 장애, 자폐스펙트럼 장애 등 중증 장애를 가졌다고 진단받은 학생들이 특수교육 대상자로 분류된다. 한국에서도 최근 들어 ADHD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나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사회적, 제도적 인식이 현저히 부족하고 많은 경우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한국 학교에서 경미한 ADHD로는 특수교육 대상자가 될 수 없다. 우울증을 앓는 학생도 집중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학생이 집중하지 못하는 데에 이러한 이유는 찾아서 도움을 주고자 하기보다는 '문제아'라 부른다. 다시 이 문단의 앞으로 돌아가서, 이런 아이들을 문제아라고 할 수 있는가? 다른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하기 때문에 무턱대고 혼내는 것이 맞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이 아이들을 자리에 묶어 두려고만 하고 조용히 앉아 있기만 한다면 학생이 수업을 잘 이해하고 있든 말든은 별로 알 바가 아닌 건가 싶다. 수업 매너를 지키고 집중하는 법을 배우는 곳이 학교인데, 단지 일방적으로 정보를 머리에 집어넣는 것만이 교육이라 착각하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 분명하다. 주의를 주면 안 된다는 말은 아니다. 그런데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서포트를 제공해야 할 때 대신 교장실에 불려 가고 디텐션 쪽지를 받는다는 공포심을 야기하는 것이나 벌을 주는 것은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교장선생님과 디텐션이 그러한 서포트를 주는 역할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디텐션(detention)은 '교도소 등에서의 구금'의 뜻 또한 가지고 있다. 무섭고 싫어서 더 이상 문제적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부정적인 마음이 누적될 뿐 행동이 교정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교육을 조금이라도 배웠다면 알고 있을 것이다.

핀란드의 특수교육 대상자의 대부분은 ADHD 학생들이다. 반마다 필요한 경우 특수교사 또는 보조교사가 배치되어 이러한 학생들을 보조한다. 교실에서 수업에 추가적인 도움을 주거나 필요에 따라 교실 밖에서 지도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타국의 제도를 도입하고자 한다면, 아니 어떤 교육적 시스템을 새로 도입하고자 한다면 제발 무엇이 교육의 수혜자인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유익한 것인지 심사숙고했으면 좋겠다.
감당할 수 없는 학생 수와 행정 업무 등 과도한 책임으로 인해 교사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학생들이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은 잘못 된 것이다. 트윗을 작성한 선생님도 학교에 학생들 지도에 있어 인력을 늘리는 것에 크게 찬성하시는 듯한데, 그 인력을 아이들을 '통제' 하는 데 사용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여 아쉬울 따름이다. 그 트윗에 백 개가 넘는 라이크가 찍힌 걸 보면 안타깝게도 많은 교사들에게 이 아이들은 단지 수업에 집중을 하지 않고 다른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나 하는 성격이 나쁜 말썽꾸러기로만 보이는 모양이다.

'문제아' 학생도 처음부터 좋아서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 것일 리 없다. 본인도 매번 혼나고 집중이 잘 안 되는 자신이 답답할 것이다. 불성실한 학생의 대표적 예시로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학생이 있다. 잠을 왜 그렇게 자겠는가? 늦게까지 학원에 갔다 왔다. 가고 싶어서 간 학원이 아니고 부모가 보냈다. 시간 관리를 못한다고 나무란다. 하지만 학원과 과외로 가득찬 한국 학생의 스케줄은 여유롭고 유연한 스케줄을 짜기에 불리하다. 오전오후 학교에서 이미 긴 시간을 보내고 학원과 과외까지 몰아치고 집에 와 이미 늦은 밤이지마나 밀린 휴식을 취하다 뒤늦게 숙제를 시작해서 늦게 잤고 따라서 다음날 학교에서 잠이 들었다면 학생의 탓인가? 더욱이 시간 관리를 배워가는 학생이라면. 내가 핀란드 고등학교에서 교환학생 중 알게 된 것은,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것이 거의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고, 만약 그럴 경우 선생님이 굉장히 심각하게 여기어 따로 이야기하거나 주의를 주더라도 그 근본에는 학생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학교 생활을 해 본 중고등 학생이라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빈정대는 것이 습관화되었을 수 있다 (물론 이것 또한 잘못된 교육 방식의 결과일 수 있으며 지도를 포기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초등학교까지는 아이들을 유동적으로 보고 누굴 탓하는 대신 각각의 학생에 맞는 올바른 방법으로 지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이 항상 정답인 것이 아닌데 (작년까지 트럼프가 대통령이었다는 것부터 정상은 아니다) 조금 더 시야를 넓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