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4시에 일어나서 완전 뻑뻑한 자전거를 8키로 목숨걸고 밟아서 가까스로 5시 20분 핼싱키행 기차를 탔다.
정신 없이 자다가 갈아타고 헬싱키 공항 도착. 체크인도 온라인으로 해놓고 캐리온밖에 없어서 완전 빠르게 출국 준비 끝. 근데 비행기가 지연돼서 파리 가는 기차를 놓칠까봐 엉엉 울었다. 어떻게 어떻게 희망이 보이는 듯 했지만 결국 놓침. 개짜증. 그렇게 파리도 못 가고 영국에 홀로남음. 아침부터 너무 힘들게 이동만 거의 하루종일 해서 간단히 장봐서 집에 와서 잤다. 런던 도착 첫날 끝.
오이스터 카드 앱 깔았는데 뭔 호칭을 이렇게까지. 난 이런거 싫어한다구요. 아더로 등록은 했는데 결국 필요 없어서 삭제함ㅋㅋ
오늘은 9시쯤 일어나서 (핀란드 시간으로 11시라 늦게 일어나는 건데 늦게 일어나는 게 아닌거라 좋았음) 아침 산책삼아 20분거리 큰 마트가서 어댑터랑 기타 등등의 것들을 사왔다. 배고파서 물가도 비싼데 이것저것 사먹고 싶어지지 않도록 아점을 든든하게 먹고 시내로 나가는 기차를 탔다. 프라이드 무료 오케스트라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는데 기차 지연으로 놓쳤다 (ㅗ). 숙소가 런던 시내랑 좀 멀다. 오울루에서 껨뻴레같은 느낌. 이럴줄 알았으면 더 쉬다가 오후에 나오는 건데 피곤하게.
어댑터를 나오기 한시간 전에나 구해서 배터리도 50프로밖에 없는터라 붙잡고 검색하지도 못하고 그냥 돌아다니면서 갤러리 몇개 들어가보고 그러면서 다녔다. #SaveSoil 팝업 갤러리에 가서 구경하고 나뭇잎 하나 붙이고 버디 등록을 했다. 이메일 받기 귀찮아서 다시는 안 쓸 영국 번호로.
핸드폰 배터리도 아껴야 되고 할 것도 없어서 서점에 가서 책을 사러 갔다. 친구에 대한 책이 있으면 사야지ㅋㅋ 하고 갔는데 진짜 친구에 대한 책이 있어서 샀다. 오늘 비온다더니 역시 나는 날씨 요정. 오히려 해가 떴다.
https://secretldn.com/free-things-to-do-london/ 너무 쓸데 없는 곳에 의도치 않게 돈을 많이 써서 다 공짜만 해야지 하고 이 사이트에서 런던에서 공짜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좀 참고했다. 비니거 야드에서 책읽으면서 밥먹어야징 하고 갔는데 프라이빗 행사를 하고 있어서 못 들어갔다 (ㅗ). 그래도 가는 길에 마켓 플레이스 구경하는 것도 나름 재밌었다. 살것도 없고 이상한 냄새도 (아마도 죽은 동물들 냄새) 났지만 분위기가 재밌었다.
엄빠가 피시앤칩스 얘기를 해서 비건 피시앤칩스가 궁금했던게 생각났다. 구글에서 평도 좋고 그닥 멀지 않은 (그렇지만 꽤나 동떨어진) 곳에서 두부로 만든 피시앤칩스 파는 곳에 갔다.
두부생선튀김은 진짜 맛있었다. 감튀는 핵노맛이었다. 이렇게 양이 많은 줄 알았으면, 토피쉬만 시킬 수 있는걸 알았더라면. 맛은 있었지만 세상 두부랑 감자를 소금으로만 간을 했으니 금방 질렸다. 그래도 토피쉬는 식초 뿌려서 맛있게 다 먹었다.
날씨가 좋아서 공원에서 책을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저녁에는 프라이드 갤러리랑 프라이드 펍 게더링에 가는게 계획이었어서 시간이 별로 없었다. 갤러리: 볼 거 없음, 펍: 뭔가 내가 낄 수 없어 보임. 아무것도 안 했지만 이동하느라 시간은 왕창 지나서 그냥 집에 가기로 함.
결국에는 소나기가 우다다닥 내림. 금방 그쳐서 괜찮았음. 갈곳을 잃었지만 무지개를 얻음
집에 가야지 했는데 오프피크 티켓이라 아직 피크라 거절 당하면 어떡하지 그러면서 카페에 들어가서 핫초코를 마심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옴. 그리고 피크는 7시쯤 끝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음.. 카페에 갈 필요가 없었던 것임
결국 책 사고 읽고 피시앤칩스 먹은 것 말고는 한 게 아무것도 없는데 하루종일 돌아다니긴 했던 하루. 그래도 혼자 이렇게 다니는 거 좋아해서 재미는 있었다. 그래도 공연 하나 정도는 봤으면 좋았을걸. 이럴 줄 알았으면 마틸다 뮤지컬이나 볼걸. 근데 진짜 결코 안 좋은 날은 아니었음
그리고 밤에 드디어 소나를 만남. 처음 만나는 건데 하나도 처음 만나는 것 같지 않았음. 가족이 엄청 조용함. 내일부터는 더 재밌었으면 좋겠다
오늘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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