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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cation/In General

나의 꿈 발표 대회

나는 고1 과천외고 시절 나의 꿈 발표 대회라는 교내 대회에 나갔다. 말 그대로 내 꿈에 대해 10페이지 짜리 보고서를 쓰고 발표하는 것이었다. 대회 전에 이미 70여가지 아이디어를 써둔 것이 있었어서 그 것들을 카테고리화해서 정리했다. 지금 보면 딱봐도 화가 많이 나있고 그 때 쓴 것과는 다르게 하고 싶은 부분도 있고 또, 여전히 상당히 우물 안의 개구리가 쓴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당시에 이걸 쓰고 아주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워낙 대놓고 한국 교육 시스템을 까는 내용이라 상을 받을거란 기대는 별로 없었는데 받았다ㅋㅋ
이번 글에선 내가 그때 대회에 낸 보고서를 붙여넣고 지금 덧붙이고 싶은 내용은 분홍색으로 코멘터리를 달아보려고 한다. 
내가 어떻게 이 꿈을 가지게 되었고 이 보고서를 썼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글에 쓰려고 한다.
 

나의 꿈 발표 대회 - 진로 계획서

10917 정규영
 

여는 글

나의 꿈은 대한민국에서 대안학교를 지어 그곳의 교장이 되는 것이다. 내가 이러한 꿈을 가지게 된 것은 나 자신부터가 한국의 교육 제도에 적응을 할 수 없었던 것이 첫째이고, 나아가 내가 가장 관심 있어하는 인권 분야까지 넓게 생각해 보니 여러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우리나라에 새로운 교육 방식 도입이 절실해 보였던 것이 그 두 번째이다. 또, 핀란드처럼 단 기간 내에 교육 개혁을 이루어 내면 좋겠지만, 사교육이 만연해 있는 한국에서 이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교육 개혁에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는 학교를 세우는 것이 지금의 꿈이다.

 

동기와 구체화

나는 내 꿈을 구체화 하기 위해 현재에도 많은 조사와 활동을 하고 있다. 다음은 대안학교 교장이라는 꿈의 계기가 되었거나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데에 도움을 준 것 들이다.
-       북유럽에서 날아온 행복한 교육 이야기 (첸즈화 지음)
-       나쁜 페미니스트 (록산 게이 지음)
-       죽은 시인의 사회 (톰 슐만 지음)
-       I just sued the school system (Prince Ea의 유튜브 비디오)
-       School Swap (웨일즈 다큐멘터리)

-       Grit: The power of passion and perseverance (Angela Lee DuckworthTED 강연)
-       The power of believing that you can improve (Carol Dweck TED 강연)

-       창가의 토토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       꽃들에게 희망을 (트리나 파울루스 지음)
-       행동하는 성 소수자 인권연대 청소년 인권 팀

 

대안학교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계획서를 작성하기 전에 대안학교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대안학교는 공교육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학습자 중심의 자율적인 별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고안된 특별 학교를 말한다. 대안학교는 자연친화적이며 공동체적인 삶을 이어간다는 교육 목표 아래 비정형적인 교육 과정과 다양한 교수 방식을 추구한다. 주요 특징은 학급 수나 학생수를 줄여 학습자와 교사 간의 인간적 교류가 가능하도록 하고, 학습자와 교사가 동등한 자격에서 학습 계획에 참여하며, 경쟁주의 원리를 지양한다는 것이다 (*브리태니커 세계 대 백과사전). 그 예시로 발도르프 학교 등이 있다. 
나는 이러한 대안학교를 설립할 것이며, 설립자에 그치지 않고 교장이 되어 학교 운영을 하는 것이 꿈이다.

 

구체적인 운영 방침

초등 교육부터 중등 교육까지를 한국에서 받은 나는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크게 실감했다. 나는 학교를 세우고 운영을 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생각해 왔다. 그러면서 나를 위한 70여 가지 운영 방침을 직접 세워 보았다. 교직원을 고용하는 데에서 시작하여 시설, 학교 사무, 과목별 수업 방법, 학생을 대하는 법 등이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써 보았다. 70여가지가 있지만, 분야별로 요약해서 제시할 것이다.

당시에는 되게 획기적이라고 생각하고 썼던 것들이 핀란드에 와보니 여기서는 이미 하고 있던 경우가 많아 놀랐다.
 
수업 아이디어 >>
1.     1인 1악기

핀란드 학교에서는 모든 악기를 학교에서 제공하며 기타나 우크렐레 등은 학생 수만큼 구비되어 있다. 또한, 베이스나 드럼과 같은 밴드 악기도 써볼 수 있다. 요즘은 한국에도 그런 학교들이 생겼다고 들었다. 음악 수업이 무시받는 한국 고등학교와 다르게 핀란드는 음악 중점학교가 아닌 일반 고등학교에서도 원하는 만큼 음악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며 음악 기본, 합창, 연주, 밴드 음악 등 음악 수업 내에서도 선택할 수 있는 종류가 다양하다. 
: 악기 연주를 통해서 정서적 안정을 얻을 수 있으며, 합주 등을 통해서 협동심도 기를 수 있다.
2.     ‘연결 수업’을 한다

IB 교육과정에서 중요시 되는 현상기반 학습이나 마찬가지. 나는 이걸 썼던 당시에는 현상기반학습에 대해 몰랐어서 나중에 이런 게 이미 교육과정으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깜짝 놀랐음.
: 우리는 모두 아는 내용이 있을 때 더욱 관심이 가고 집중을 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과목을 서로 연결 짓는 방법을 생각했다. 우선, 세계사를 배우면 철학을 배울 수 있다. 철학을 배우면 과학을 배울 수 있다. 과학을 배우면 당연히 수학이 따라온다는 식이다. 학생들은 앞서 배운 내용들이 이미 머리에 있는 상태에서 연결되는 다른 과목을 듣게 되어 더욱 이해가 잘 가고 관심이 갈 것이다. 막연히 수학 공식을 배우기 보다는 직접 해본 과학 실험에서 쓰인 공식을 수학적으로 접근 하는 것이 더 익숙할 것이다. 특히 나같이 수학에 흥미가 없고 잘 하지도 못하는 학생의 경우 수학의 역사를 알면 관심이 간다. 예를 들어 데카르트가 몸이 허약해 침대에 누워있다가 가로 세로 줄이 그어진 천장에 파리가 앉은 것을 보고 좌표 평면을 만들게 된 계기 등이 있다. 이렇게 데카르트에서 다시 철학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번에 많은 과목을 배울 수 있지 않은가.

이 예시는 지극히 내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ㅋㅋ 수학에 1도 관심 없는데 매 단원 끝에 관련 이야기는 가끔 흥미로웠다. 데카르트와 파리 얘기도 수학 교과서에서 읽은 것이다.
3.     모든 과목은 100% 수행 평가만 존재한다. 지필고사를 없앤다
: 지필고사는 외우기 시험과 다름이 없으며, 사소한 마킹 실수와 같이 실제 능력과는 무관한 이유로 점수가 갈려 온전한 학생의 실력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필고사를 없애고 수행평가만 한다는 게 무식하게 다 외워야 하는 것 말고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배운 것을 정말 내것으로 만들어서 present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 초등학교 6학년 까지는 어떠한 형태의 평가도 하지 않는다. 사례- 핀란드

핀란드 초등학교에 시험이나 평가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지만 이 평가가 나중에 입시나 진로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아무도 점수에 연연하지 않는 다는 점은 여전히 중요하다. 평가는 오로지 학생들의수준을 파악하는 정도로만 사용되는 것이다. 
4.     하루 1시간 이상씩 체육 활동이 보장된다.
: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증진을 위해서 체육활동은 필수적이다. 실제로 체육활동의 유무는 학교 폭력 발생 건수와도 큰 연관이 있다고 한다.
5.     수영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한다. 
: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수영을 생존을 위한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만 해도 학교마다 수영장을 하나씩 설치 하도록 하고 있다. 핀란드의 경우 학교에 수영장이 없어도 다 함께 인근 수영장을 찾아 계속해서 물과 익숙해지는 연습을 하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초등학교 3-4 학년부터 시작해서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수영 수업 있다. 미리 그 수준에 도달하면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수영 수업을 한다고 들었다. 
6.     발표의 기회를 많이 제공한다.
: 발표는 처음에는 어려워도 그 횟수가 많아짐에 따라 자신감이 길러지고, 발표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발표를 필수로 하되, 꺼려하는 학생의 경우 다른 학생들과의 합의를 통해 순서 지정 등의 권리를 부여해 최대한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여도 너무 어려운 것을 강요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7.     결과가 아닌 과정에 점수 비중을 크게 둔다.
: 가령 농구 수업에서 골을 3개만 넣다가 며칠 뒤 8개에 성공했다면 그에 대해 점수를 부여하는 식이다. 흠 꼭 점수를 부여해야 하나 싶다. 꾸준한 연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를 해주기 위해서이다. 이것의 효과는 미국의 MIT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과정을 칭찬하는 수학 게임을 통해서 입증된 바 있다. 
8.     언어를 배울 때에는 문법 전에 그 언어에 익숙해진다.

  • 사실 이것은 새로운 언어를 배우기 굉장히 초기에 그렇고 어느정도 문법을 배우는 것도 기본기를 다지는 데에 있어 중요한 것 같다. 그러나 한국처럼 뭐만 하면 관계대명사가 어쩌고 하는 것은 여전히 맘에 들지 않는다.
    대화, 영화, 음악, 원서 등을 통해서 그 언어와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듣, 말, 쓰, 읽, 문법을 다 해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원어민 교사를 고용할 때 성별과 인종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 선생님은 그 언어를 모국어처럼 쓸 줄 알거나 원어민이어야 함. 이것은 내가 당시 내가 하는 질문에 답도 못하고 시험에 안 나오니까 상관 없다며 회피하는 너무나도 무능한 내가 만난 고등학교 영어 선생들에게 빡쳐서 쓴 것이다ㅋㅋ 그래도 모국어 수준은 아니어도 학생이 질문을 하는데 시험에 안 나오니까 신경 끄라는 건 좀 ..

9.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와 기회를 제공한다.
: 독도 수호, 수요집회 참여, 세월호 진상 규명, 차별 금지법 제정 등의 서명 운동 참여 등 학교 밖에서 직접 참여할 수 있고 의미 있는 일이 매우 많다. 하지만 학생의 경우 학교에 있는 시간이 길어 다양한 사회적 활동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학교에서 이러한 기회를 제공해 주고자 한다.

핀란드에서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교과 시간에 주제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도 그렇긴 하지만 한국은 너무 정치적인 것에 예민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교육 자체가 정치이다. 너무 광범위한 내용 뿐만 아니라 지금 당장 일어나는 구체적인 사건들에 대해서 잘 알고 의견을 가지고 해결책을 생각해 보는 기회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0.  올바른 성교육을 실시하고 건전한 성에 대한 인식을 갖게 한다.
: 10대 임신율 높음. 올바른 성교육은 성폭력 예방을 넘어 성 평등을 가르칠 수 있고 올바른 피임법과 건전한 성 생활에 대해서 가르칠 수 있다.
 
운영 방침>>
1.     학생회나 학급 임원이라는 개념이 없으며 학교에서 모든 일의 결정에는 학생들의 토의 내용이 반영된다. 
: 학생회나 학급 임원 만으로는 다양한 개개인의 의견을 모두 수용할 수 없으며, 그들의 의견이 치우쳐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해진 리더가 없어도 학급 내에서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는 토의가 가능하다.

흠 사실 지금은 학생회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기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로 정치나 리더의 역할이 좋아서 하는 것이라면 당연히 학생들에게 좋은 경험일 것이며 이를 통해 다양한 학교 내외의 문제에 학생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다. 
2.     한 학급은 학생수 10명 내외로 구성된다.
-       아무리 성인이어도 교사 1명이 여러 명의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체험활동 등에 있어서도 적은 수의 학생이 더욱 높은 질의 수업에 유리하다. 실제로 Prince Ea도 20명의 학생 앞에 1명의 선생님은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말한 바 있다.

내 경험으로도 그렇다.
3.     특정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 등을 보유하고 있는 학생들은 철저히 배려된다.

핀란드에서는 채식, 글루텐 프리, 락토 프리, 알러지 등 모든 식단을 신청할 수 있다. 요즘은 환경을 위해 채식을 디폴트로 하는 학교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 식품 알레르기는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것이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큰 문제로 삼고 있지 않아 그에 대한 배려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반대로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견과류 알레르기 보유 학생이 없는 Peanut Free Class를 제외한 반에서는 견과류 음식을 소지하는 것도 금지될 정도로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학생들의 인식도 매우 높다. 급식에서 해당 알레르기 식품을 배제하여 줄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는 못 먹는 게 있으면 그냥 안 먹는 게 대부분인데 핀란드에서는 못 먹으면 대체 할 것을 무조건 제공한다. 
4.     신체에 장애가 있는 학생을 배려하는 시설을 마련한다.
: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신체적 장애로 학교 시설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면 개선한다.

신체 장애 뿐만 아니라 특수 교육도 경미한 수준이라도 제공해야 한다. 핀란드는 진단받지 않은 경미한 수준의 ADHD 등을 가진 학생들까지도 특수교육 대상자로 보고 그에 따른 서포트를 제공한다.
5.     교사를 고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

이 것들은 다 내가 너무 화가 났던 상황에 즉시즉시 써서 되게 구체적이고 특정적인 것 같다ㅋㅋ     

  • 상담 능력: 교사는 학생들이 언제든지 마음을 열고 편하게 고민을 상담할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면접 시 지원자의 공감 능력과 상황에 따른 말 등 좋은 상담가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한다. 또, 직접적으로 간섭하지 않고 멀리서 학생들의 상황을 항상 두루 파악하고 있는 능력이 되는가를 확인한다. 내 고등학교 담임들은 셋 다 아주 꽉 막히고 답답한 인간들이었다.
  • 독특한 수업 방식: 남들과는 다른 방법이더라도 학생들이 수업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고, 그들의 이해를 도와주는 수업 방식을 선호한다. 절대 선생님은 설명하고 학생은 듣는 방식의 수업은 할 수 없다. 교사 개인이 독특한 수업 방식을 열심히 구상하기 보다는 우선 교사의 자율성과 자치권이 높아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전통적인 수업 방식도 때로는 쓸모가 있다. 
  • 정확한 말: ‘날아간다 [나라간다]’, ‘다르다≠틀리다’ 등의 말을 틀리지 않고 사용하는지 확인한다. 선생님들 중에서도 잘못된 발음이나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매우 많고, 학생들이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이다. ㅋㅋ

6.     전문 상담사가 있다.

핀란드에는 학교마다 심리상담사가 있다. 위클래스 그런 거 말고 전문 심리학자
: 상담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교내 상담사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입견 없이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선생님들보다 심층적으로 고민을 상담해 줄 수 있는 상담 교사가 필요하다. 실제로 학생의 마음만 활짝 열어 놓고 수습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발언으로 학생에게 도리어 상처를 주는 상담사가 항상 있었기 때문이다.
7.     선생님들을 포함해 모든 교직원이 정시에 퇴근할 수 있다.
: 일, 가정, 여가가 서로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모두에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8.     학생들을 출석 번호와 학번으로 관리하지 않는다.
: 전통적인 출석 번호의 경우 성별 이분법에 의거하였고, 성별을 섞는다고 하여도 이름, 키 등으로 번호를 매긴다는 것은 학생 인권에 어긋나는 것이다. 학생들의 이름을 외우는 것을 규칙으로 한다. 
9.     학급을 맡는 담임 선생님, 사무를 맡는 부담임 선생님을 확실히 한다.
: 현재에도 담임과 부담임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담임 선생님만 해도 많은 학교 사무 처리 때문에 매우 바쁘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에게 전적으로 관심을 가져주기 힘들다. 부 담임만으로 힘들다면 보조 선생님을 한 명 더 고용해서라도 담임선생님에게 학생들에 대한 관심이 1순위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사 행정 업무 과다 문제는 이미 다들 잘 알고있을 것이다. 꼭 부담이이 아니어도 행정업무만 담당하는 사람을 구분해서 두는 것이 아무래도 필요하다. 지금 교사는 할일과 책임이 너무 많다
10.  평등 사상을 기반으로 학생들 앞에서 절대 차별적이거나 특정 집단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지 말아야 한다.
: 학생들은 선생님이 하는 말을 그대로 배우기 때문에 책임감 있는 단어 선택이 단연 필수적이다. 실제로 인종 차별, 성 차별, 성 지향성 차별, 특정 질병 차별적인 발언들은 일부 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이것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직접 확인했다. 
11.  한 달~학기 별로 학생생활보고서를 배부한다.
: 여기에는 학생의 성적이 아니라 학생에 대해 칭찬할 점과 학생 생활을 위해 부모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적혀있다.

아무튼 학부모와의 협력과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 같다. 핀란드는 Wilma라는 시스템을 사용해 학부모가 매일 학생의 학교 생활에 대해 업데이트 받을 수 있다. 
12.  인명구조/화재/지진/민방위 훈련 등을 실제처럼 실시한다.
: 우리나라에서 위와 같은 훈련은 형식적으로만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실제 사건 발생시 보다 빠른 구조를 위해 다양한 훈련을 전문가와 함께 진지하게 임한다.
 
학생 생활>>
1.     교복은 유니섹스의 생활복 형태로 존재하며 필수 착용이 아니다.

아무튼 복장, 화장, 염색, 등등 온갖 규칙들 전부 폐지. 교사와 학생 둘 다에게 이것만한 쓸데 없는 에너지 소비도 없는 것 같다. 
: 성별의 구별이 없는 교복인 이유는 성별이 구별된 교복의 경우 일부 학생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기 때문이고, 교복이 존재하는 이유는 매번 다른 사복을 입을 경제적 여유가 없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다. 
예) 후드티, 체육복 바지 (일반 사복과 크게 다른 점이 없어야 함)
2.     교내 전자기기 사용이 허용된다. (단, 충전기 등은 배치되어있지 않다)
: 전자기기는 종이사전보다 빠른 사전 기능으로 시간 절약을 할 수 있고 그 외에 자료 조사, 타이머, 카메라 등의 기능이 있어 학교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이 확실하다. 단, 전자기기의 사용에 대해서는 자유롭지만 배터리 방전 등에 대해서는 본인이 책임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3.     익명으로 학교에 건의할 수 있는 온라인 게시판이 있다.
: 학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거나 별도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것이 있을 때, 또, 교내 토의에서 하지 못한 말을 익명으로 건의할 수 있는 페이지로, 수시로 선생님들이 확인한다.
4.     사교육이 금지된다.
: 애초에 모든 과목이 일반 학교와 다른 방법으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논술 같은 경우에도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는 것이며, 이것은 스스로 배워야 하는 것이기에 불필요한 사교육을 모두 금지한다. 학원 등의 도움 없이 스스로 성과를 이루었을 때의 성취감이 더 크기도 하다. 그러나 취미 등 정당한 사유를 제시한다면 얼마든지 허용한다.

만약 내가 학교를 세운다면 어차피 입시 학원을 다녀도 쓸 데가 없을 테지만
 
시설 및 환경>>  
1.     여성용 남성용으로 구분된 화장실이 아닌 성 중립 화장실을 배치한다.

핀란드 학교에 가서 깜짝 놀란 부분은 이것이다. 이미 핀란드에는 초, 중, 고 학교에서 화장실이 성 중립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대학과 많은 공공기관의 화장실도 성중립인 곳이 많다.
: 실제로 화장실에서는 화장실 용무뿐만 아니라 옷을 갈아입는 등의 활동도 하게 되는데, 이 때 트랜스젠더나 에이젠더, 제 3의 성을 가진 이들은 화장실의 선택과 이용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또, 사람의 성을 남성과 여성으로만 구분하는 것은 지극히 이분법적 사고방식이며, 세상에 다양한 성이 존재한다는 것과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위함이다.
2.     수유실이 있어 학생을 포함한 미혼모나 교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다.
: 우리나라의 10대 임신률은 높은 편이며, 이것은 대한민국이 제대로 성교육을 실시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이다. 청소년들이 아이가 있다는 이유로 교육 받을 권리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학교가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3.     교실과 도서관에는 다양한 형태의 책상과 의자를 배치한다. 
: 사람마다 집중이 잘 되는 자세와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글 회사에서도 사원들에게 일반 의자를 넘어 빈백, 카우치 등 독특하고 다양한 가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일의 효율을 높인 것으로 유명하며, 우리나라의 네이버 사의 도서관을 예로 들 수 있다.

핀란드 교실에는 짐볼, 돌아가는 의자, 소파 등 학생들이 앉을 수 있는 의자들이 다양하며 학생들이 이리 저리 옮겨 다녀도 크게 지적하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4.     건물은 안과 밖은 언제나 안전, 청결하게 유지되며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 환경이 정갈해야 시민의식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뉴욕의 지하철 낙서를 지움으로써 생긴 변화를 통해서 증명된 바 있다.
5.     호텔식 기숙사가 있다.
: 장거리 통학을 하는 학생의 경우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고, 부모의 동의 하에 단기 투숙이 가능하다. 가정폭력 피해 학생 등 귀가가 어려운 학생의 경우 예외적으로 기숙사에 머무르는 것이 가능하다. 와우.. 
6.     옥상은 정원처럼 가꾸어져 있고 이로운 글귀가 써있다.
7.     운동장은 모든 학생을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넓으며 곳곳에 야외 수업이 가능한 의자 등을 배치한다. 
8.     교내 와이파이가 된다.

핀란드에서는 학교마다 공용 와이파이가 있다
 
앞으로의 진로 계획
나의 궁극적인 꿈은 대한민국에 대안학교를 세우는 것이지만, 그 전까지는 다른 일을 할 생각인데, 다음과 같다.

당시에는 자퇴에 대해서는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유학은 너무 비싸서 꿈도 못 꿀거라고 생각해서 물론 다른 애들만큼 입시에만 목숨 걸진 않아도 일단 한국에서 대학교를 가서 내가 직접 해외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목표하는 대학교와 과
한국 외국어 대학교 통/번역 학과

교육일 하고 싶다면서 대학에서 한국 교육에 대해 배우기는 싫어서 재밌는 통/번역과 가겠다고ㅋㅋ
 
고등학교>>
-       과천외고에서 내가 관심 있는 분야인 언어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고, 교내/외 특별 활동 등 까지도 열심히 참여하여 경험을 쌓는다.
-       북유럽의 발달된 교육 정책, 발도르프 교육법 등을 조사, 공부 하고, 책, 신문 등을 통해서 계속해서 나의 꿈에 대한 열정을 키우고 구체화 해 나간다.
-       성 소수자, 여성 인권에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여 관련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고 내 꿈에 있어 궁금한 점과 개선할 점을 물어본다.
 
대학교에서>>
대학교에서는 본격적으로 내 꿈을 위한 준비를 시작하기 전에, 고등학교 때 하지 못했고 앞으로 기회가 되지 않아 못할 만한 활동을 위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현실이 너무 슬펐다. 지금도 그렇다. 한국 학생들은 대학에 가서 처음으로 내가 뭘 원하는지 생각해보고 하고 싶은 일을 해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는 고등학교 때에도 그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랬고 아주 만족스럽다 :-)
-       통/번역에 대해서 공부하고, 학교에서 진행하는 실전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영어, 프랑스어, 한국에 능통한 통역사로서의 자질을 기르고 싶다. 통대도 안 갔는데 꿈을 이뤘군!
-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난민들을 위해 통역 봉사를 할 것이다.
-       고등학교 보다 시간적 여유가 생길 것이기 때문에 평소 배우고 싶었던 외국어들을 배울 것이다. 예) 핀란드어, 독일어, 덴마크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네덜란드어 등
-       유니버설 뮤직 크루에 지원하여 해외 연예인들에 대한 기사를 번역하고 인터뷰를 진행하는 일 등을 맡아 볼 것이다. ㅋㅋㅋ 해외 뮤지션 덕질이 유일한 낙이었을 때였다
 
대학교 졸업 후>>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통역사로 활동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다니며 통역사로서 일 할 것이다. 세계를 다니며 통역가로 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과 각 나라의 교육 제도에 대해서 배우고, 도입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이 있는 나라에서 잠시 거주하며 임시 교사로 일도 해 보며 경험을 쌓을 것이다. 통역가와 임시 교사로서 어느 정도 재정적인 여유를 갖추고 한국으로 돌아와 임용 고시 시험을 치른 다음 내 자본과 세계 여행 중 만났던 투자자들과 함께 대안 학교를 세울 것이다. 중학교로 시작하여 초등학교, 유치원, 고등학교 순서로 학교를 확장시켜 나갈 것이다. ㅋㅋ 꿈이 매우 큰 편
 
 
-끝-
 
 
지금 읽으면 웃긴 게 많은데 그래도 대부분 아직까지도 그때처럼 생각한다. 그 때 이런 생각들을 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어른이 돼서 고등학교 때 느꼈던 불편함들을 잊지 않으려고 쓰기 시작한 것들에서 나온 보고서인데 이는 아직까지도 내 원동력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내 맘대로 학교를 운영하려면 사립 대안학교일 수 밖에 없어서 대안학교에 대한 꿈을 꾸게 되었던 건데 사실 그렇게 되면 한계점이 너무너무 많다. 우선 내 학교를 통해 조금씩이나마 더 inclusive 교육 환경과 교육의 본질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하는 것인데 사립 학교일 수 밖에 없다보니 가장 중요한 "모두를 위한 학교"가 불가능하다. 학비를 낼 수 있고 이미 이런 교육 철학을 가진 사람들만이 이 학교에 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그때와 다르게 대안학교 말고 어떤 방법으로 교육계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 더 관심이 많지만 지금은 배운 것도 더 많고 더 다양한 교육의 분야에 대해 알게 되었으니 귀찮아서 언제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내가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뒤바꾼다면 어떻게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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