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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cation/Teaching Practice

오울루 국제학교 (OIS) 실습 9일차

2021년 9월 9일

오늘도 대학교 체육 수업이 있는 날이라 늦게 가서 수업을 두 개밖에 못 들어갔다. 우리도 체육 수업을 Ainola 공원에서 했는데 아이들도 오늘 수업을 거기서 했다. 햇살이 너무 좋은 날이었다

1. 체육
바로 옆 공사장 소리가 너무 심해서 길만 건너면 있는 Ainola 공원에 갔다. 두 반이 함께 하는 수업이라 39명의 아이들이 있는데 선생님 한 분이 안 오셔서 나머지 한 분이 우리가 있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했다. 운동장에서 두 줄을 맞춰서 갔고 맨 앞에 선생님, 중간에 사미아, 맨 뒤에 내가 따라갔다.
공원 공터에 동그랗게 모여서 게임 룰을 설명한다.
공원을 뛰어다니면서 하는 게임인데 너무 멀리 가지 않도록 놀이터와 박물관 이상으로는 가지 말라고 한다
팀마다 작은 상자에 다른 색깔의 큐브가 들어있다. 뛰어다니면서 다른 팀의 큐브를 뺏어와 자기 팀으로 가져오는 게임이다. 자기 팀 상자의 5 발자국 밖에서 수비를 할 수 있지만 상대팀이 그 안으로 들어오면 큐브를 내줘야 한다. 상자는 처음 둔 곳에서 이동시킬 수 없기 때문에 위치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팀을 랜덤으로 나누고 각자 위치를 정한다. 서로 좋은 자리를 잡겠다고 그러다가 시작부터 우는 애들도 있다ㅋㅋ
게임 때문에 5명이나 울었다..
얼마나 진지한지 모른다. 게임을 할 때는 어찌나 예민한지 살짝만 터치해도 왜 때리냐고 싸운다. 분명 나도 5학년 때 애들이 규칙을 안 지킨다고 엄청 화를 냈을 거다
내가 더 이상 체육시간 게임 승부를 가지고 열불을 내지 않듯 결국 사실 별거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되겠지. 이 점에서 좋았던 것은 게임이 끝나고 처음 시작한 곳에 다 같이 모여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선생님이 손 드는 아이들마다 억울했던 점, 속상했던 점, 고칠 점 등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해 준다. 또, 바로 사과를 하는 것과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러나 무엇보다 재밌게 했고, 많이 뛰었고, 다양한 전략을 사용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수업을 마쳤다

2. EFS 두 시간
이번에는 5학년 두 반의 EFS 아이들이 같이 들어서 저번보다 학생 수도 많고 더 적극적이다
선생님이 아까 체육시간에 있던 일 때문에 뒤늦게 울고 있는 친구를 위해서 행복한 마음에 관한 시를 읽어준다
둘 씩 짝지어서 읽기 연습. 교실에 있는 짐볼에서 뒹굴면서 읽는 아이들도 있다. 그 일본 아이가 있는 팀에는 선생님이 가서 도와준다
교실 아무데서나 엎어져서 수업을 들어도 상관하지 않는다
이 아이들은 아랍어로 의논하면서 문제를 풀기도 한다
핀란드어 수업 수준이 내 수준이라서 나도 이 수업을 듣고 싶다. 대학교 수업보다 훨씬 좋다

두 시간짜리 수업이라 중간에 쉬는 시간이 있어 아이들과 같이 밖으로 나왔다
아이들이 너무너무 예쁘다. 한 아이는 우리반도 아닌데 나보고 자꾸 여기서 선생님 하면 안 되냐고 그런다
- 여기서 선생님 할 수 있어요?
- 내가 원한다면 그럴 수 있지. 너네는 나중에 어른 되면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 요리사요 / 저도요. 근데 사진사도 되고싶어요
- 내 꿈은 뭔지 알아? 직접 학교를 세우는 거야
- 진짜 할 수 있어요? 꼭 만들어주세요. 우리가 거기 다닐래요
- 그때 되면 너희도 이미 어른일 텐데 대신 너네가 우리 학교 식당 요리사 해주면 어때?
- (깜짝 놀라서 좋다고 날뜀)
- 오늘이 마지막이에요?
- 아니 내일이 마지막이야. 대부분 교생쌤들이 내일 페스티벌 때문에 내일 안 나오는데 나는 올 거다?
- 왜 페스티벌에 안 가고요?
- 페스티벌 별로 안 가고 싶기도 하고 아직 OIS 안 떠나고 싶어서
- 그럼 우리가 여기서 페스티벌 해줄게요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두 번째 시간부터 참관하는 어른이 하나 있다. 도우미 선생님인 것 같기도 하고 학부모인 것 같기도 하고
영어로는 uncle이라는 단어밖에 없는데 핀란드어에는 아빠 쪽 엄마 쪽 단어가 달라서 헷갈려하는 아이가 있다
책을 나눠주면서 학년 말에 걷을 거니까 잃어버리면 새로 사야 돼
다들 주물럭 장난감, 푸쉬팝 등 피젯 장난감을 손에 쥐고 있다. 한 명이 다 가져와서 여기저기 빌려준 듯. 완전 나 초등학생 때 같음
숙제: 3번 읽고 부모님 사인받아오기 (핀란드어에는 조사가 있어서 소리 내서 읽어야 그걸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카훗을 좋아하나 보다. 빨리 끝내고 카훗을 하고 싶어 한다. 핸드폰 또는 공용 아이패드를 사용한다
오늘 어떻게 했나요? 어제보다 잘한 것 같나요?

오늘의 사진은 날씨가 너무 좋았던 Ainola 공원. 아침에 있었던 대학교 체육 수업 중에 찍었다

사과인지 사워체리인지
오리는 웃겨
단풍이 들고 있는
무지개